지원하려고 계획한 3개 학교 중에서 한 군데인 쾰른 대학교의 입학 담당자..? 님과 꽤 오래 메일을 주고받고 있다.
내가 이미 한국에서 석사 학위가 있는데, 또 당신네 학교에서 석사 과정을 하고 싶다. 가능할는지..? 요런 내용으로 첨에 문의를 했다. 나름대로 한국에서의 Life sciences 석사학위랑 조금 결이 다른 (그러나 비슷한) biochemistry 쪽으로 찾아봤었다.
나 ) 내 상황을 설명하면서(이미 한국에서 석사 졸업장 있음), 너네 학교에 지원가능한지 여부를 쾰른대에 메일로 문의했었다.
-> 쾰른대) "지원가능한지 여부를 확인해 줄 테니 네 transcript of records 줘봐라. 수업 뭐 들었는지 봐야겠다."라고 함.
-> 나) 석사 성적표 보내줌
-> 쾰른대) 제목만 보고는 네가 뭘 들었는지 모르겠다. 이걸로 요건이 충족되는지 모르겠으니 information 더 줘봐라..(그리고 학사 것도 추가로 줘봐) 해서...
-> 나) 아래 내용 정리해서 보냄 (첨엔 구글 드라이브로 공유했다가 안 열린대서 zip파일로 메일 보냄)
- 학사, 석사 수업 이수 과목 싹 다 정리해서 엑셀표로 만들고(curricular analysis 만들어서 과목 분류 및 간단한 설명까지 다 해둠)
- 학사 석사 성적표랑 내가 들었던 생명과학 과목들 강의계획서 챙기고(학교 포탈에 다행히 5년까진 기록이 살아있어서 그거 다운받음) deep L로 영문 번역까지 함--> 연도별로 폴더까지 만들어서 깔끔하게 정리까지 해줌..
- CV(curriculam vitae_ 학사 석사 때 했던 실험이랑 연구, 제약회사에서 근무한 이력 등 전부 때려 박음)
그랬는데도ㅠ 메일로 약간 회의적인 내용의 답변(정리해 준 내용 잘 봤고, 너무 인상적이고 고맙다~ 로 시작하더니 끝이 회의적임...ㅋㅋㅋㅋ)을 받아서... 약간 멘탈이 나갔었다.
독일 석사 같은 경우는 전공 연관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지원하려는 석사 과정과 내가 학사 때 공부했던 전공과목이 얼마나 연관성이 있나... 이런 것들이 중요하고 특히나 " **관련 과목 몇 학점 이수" 요런 것들이 명시되어 있을 정도로 엄청 철저한 편이다.
근데 이미 난 한국에서 석사 했는데 완전 똑같거나 비슷한 분야로 가기는 좀 싫어가지고 3개 대학교 고를 때도 조금 다 다른 분야로 골랐었다. 그래서 더욱 걱정이 됐었음... 게다가 이미 석사가 있는 사람을 또 석사로 받아줄지... 가 관건이어서 일부러 기존 석사 전공과는 살짝 다른 쪽으로 지원한 것도 있다.
어쨌든.. 그 메일을 받고 나니(물론 내일 다시 힘내서 쾰른대 측에 자기 PR +회유 메일을 보낼 예정임...!).. 오늘 밖에서 비도 조금 맞은 대다가 약간 울적했는데 갑자기 더욱더 센치해져서ㅋㅋㅋㅋ 기분이 아주 땅을 뚫고 들어갔다.
이러다가 혹시 다 떨어지는 거 아녀??!! 환장하겄네.. 이 나이 먹고 석사도 끝내고 멀쩡히 회사 다니다가 때려치우고 다시 유학 간다고 설치고 있는데 떨어지면 진짜 너무 속상할 것 같은데ㅠㅜ......??? 여기까지 생각이 꼬리를 물고 갔다..
진짜... 내가 뭔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이렇게 사서 고생을 하고 있나... 또륵.
난 원래 타고난 기질이 좀 시니컬한 사람인지라... 내가 의식적으로 차단하지 않으면 생각이 꼬리를 물고 점점 최악의 극단적인 상황을 상상하는 편이다..ㅠ 그래서 오;;;; 이럼 안돼.. 이러고 마음의 안정을 위해 빠르게 근처 스벅에서 치즈케이크를 시키고 집에 가져와서 우유랑 먹었다.ㅋㅋㅋ 그리고 넘 피곤했어서(체력적+정신적으로).. 빨리 나를 재웠다ㅋㅋㅋ 따끈한 전기장판 위에서 30분 정도 몸을 한 번 데치고 일어나니까 개운해져서 부정적인 감정이 많이 없어졌고, 화룡점정으로 언니랑 저녁에 처갓집 양념 치킨을 먹고 났더니 그냥 다.. 괜찮아짐...(역시 내면의 어린 내가 아플 때는 잘 먹이고 잘 재워야 합니다!!)
치킨이랑 케이크랑 낮잠 덕분에... 어쨌든ㅋㅋㅋ...... 이 글을 쓰는 지금은 그냥 아무렇지 않다. 걱정되지 않는 건 아닌데... 그냥, 걱정할 힘도 에너지도 없달까...
그래도 정신승리하려고 일기에는 이렇게 써두긴 했다. 1. 가볍게 살기, 2. 그냥, 좋다고 생각해
나이 먹으면서 이거 하나는 좋아진 것 같다. 그냥 실패가 좀 덜 무섭다. 예전에는 아예 너무 무서워서 시도조차 해보지 못하고 지레 겁먹고 도망부터 쳤다면, (어리고 약했던 겁쟁이였음..ㅠ또륵.. 하지만 여전히 겁은 많음ㅋㅋ) 이젠 그냥 얻어맞더라도 그냥 한 번 해보지 뭐.. 이런 생각이다. 맞으면 아프겠지. 근데 어쩌겠어. 그래도 아무것도 해보지 않고 상처 하나 없는 것보다는.. 걍 얻어터지고 아프고 나면 맷집이라도 세지겠지..
그래도, 힘들 때 웃는 게 일류랬음.... 그냥 대충 살자..;;;
아자아자 화이팅...저는 이런 맥아리 없는 화이팅을 좋아합니다. 제가 그다지 에너지가 넘치지 않기 때문이죠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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