일상기록

생명과학과 학사, 석사 졸업 후 외국계 제약회사 QA입사 후 퇴사하고 호주워홀가는 이야기

KimKimKim123 2024. 6. 23. 16:26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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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• 제목 그대로 나는 21년도 2월에 생명과학과 학사 졸업 후, 23년도 2월에 생명과학과 석사를 졸업했다. 극심한 취업난을 뚫고 23년도 3월에 그 흔한 회사 인턴 경험 하나 없이 외국계 제약회사에 QA로 입사했다. 20대 후반 적지 않은 나이였지만, 처음 겪은 사회는 정말 녹록치 않았다. 하지만 이미 대학원에서 맷집이 강해질대로 강해진 나는 참을 만 했고, "대학원 보다는 낫지" 이 한 마디로 1년 3개월 정도의 시간을 버텼다.
  • 확실히 외국계 회사는 한국 회사보다는 여러 방면에서 (사내 문화, 1주일에 3회 재택 가능, 저녁 회식 없음 등등) 나았지만, 여전히 회사의 구성원 대부분은 외국인이 아닌 한국인이므로.. 유교적이고 수직적인 문화는 그대로였다.(없는 척 하지만....없을 수가 없음)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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퇴사날 모닝 커피 사갈때 찍은 사진 :)

  • 게다가 어딜가나 빌런은 있었고, 얽히지 않았다면 좀 더 오래 회사에 머물러 있었겠지만, 안타깝게도 나와 지독하게 얽혀 있는 포지션이었다. 사실 버티고 견디자면 당연히 버틸 수 있었다. 왜냐하면 이미 나는 지독한 10대와 20대를 겪어왔기에 진짜 참는 것/ 견디는 걸 제일 잘한다고 자부할 만큼 고통을 잘 참는 사람이었다. (물론 타격은 진짜 세게 받는다. 정신적, 신체적으로 썩어 들어가지만 그냥 겉으로는 티를 하나도 안 내고 잘 참을 뿐...)
  • 처음엔 내가 그동안 살아왔던 방식대로 그저 참고 견디려고 했었다. 그래서 "퇴사"라는 것이 내 선택지엔 아예 존재하지 않았었다. 하지만 내 입사 동기(나보다 몇 개월 늦게 들어온 동기) 또한 그 빌런과 지독하게 얽혀 있었고, 동기가 퇴사하는 것을 보고 놀람과 동시에 뭔가 깨달음을 얻게 된다... 그녀는 내게 '잔다르크'같은 느낌이었달까...
  • 동기가 퇴사를 공표함과 동시에 나도 며칠 안되어 퇴사를 선언했고, 내가 더 이상 노예가 아님을 실감하게 되었다. 대학원때는 아무리 신체적/정신적 건강이 망가져도 그놈의 '학위'를 받으려고 어떻게든 버티는 게 너무나 당연했다. 하지만 회사는 내가 원치 않으면 언제든 더 나은 환경을 찾아 떠날 수 있는 곳이라는 것을 나는 잊고 있었다.
  • 퇴사 관련해서는 사실 말하자면...끝이 없지만, 간단하게는 이미 회사에서 신체적/정신적으로 많이 무너진 상태인데다가, 더 이상 버틸 이유(+ 배울 점)을 찾지 못했기에 퇴사를 결심하게 되었다. 게다가 이미 나는 대학원 입학할때부터 지금까지 정말 알뜰하게 살면서 재테크를 잘 해왔었고, 3년이 넘은 지금 자산이 굉장히 많이 불어났기에 당장 퇴사를 해도 돈 걱정은 없겠다... 라는 확신이 있었다. 이에 덧붙여, 이미 퇴사 2-3주 전부터 호주 워홀을 떠나버릴 생각을 굳혔고, 퇴사 전에 휴가를 내고 워홀 건강검진도 받고 필요한 절차들을 준비한 끝에 퇴사날 워홀 비자 승인을 받을 수 있었다.
  • 물론 회사에는 워홀관련한 얘기는 절대 밝히지 않았고, 퇴사 사유는 건강상의 사유라고만 했다. 빌런때문에 퇴사한다고 하기엔 퇴사 과정이 순탄치 않은데다가, 퇴사날까지의 회사생활이 순탄치 않으므로 그냥 깔끔하게 나가기 위해 돌려 말하는 것이 속이 더 편했다. 회사에서는 어떻게든 퇴사를 막으려고 했지만, 내 결정은 확고했고 결국엔 성공적인 첫 퇴사를 할 수 있었다.

 

영원히 ...안녕 :)

게다가 난 우선 당장은 또 다른 회사로 이직하고 싶지도 않았고.....ㅎㅎㅎ 그냥 더 이상 한국에 있는 회사에서 근무하고 싶은 마음이 쥐똥만큼도 없었다.. 그래서 꽤나 많은 헤드헌터들의 이직 제안을 뿌리치고 그냥 호주로 떠나보기로 마음먹었다... >< 무섭기도 하지만, 설레는 마음도 크다. 내 인생 처음으로 내가 진짜 원하는 무언가를 선택했다는 게 나를 너무나 설레게 했다. 게다가 나이 제한이  30세까지이므로 이제 기회가 얼마 없다는 것도 한몫했다. 못 간다고 하면 더 가고 싶잖아...><

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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